응집력 강한 사회
1. 서론
현대사회는 다양성과 속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전통적인 공동체 구조가 약화되고 개인주의적 가치가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공동체 구성원 간의 유대감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응집력 강한 사회(cohesive society)”**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응집력 있는 사회는 단순한 법과 제도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내면에 자리 잡은 도덕성, 책임의식, 배려와 존중의 태도를 통해 지속 가능하다. 이러한 태도는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유아기부터의 교육을 통해 형성된다.
이 글은 유아교육철학 중 하나인 몬테소리 교육이 어떻게 응집력 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2. 응집력 강한 사회의 정의와 구성 요소
응집력 강한 사회란 다양한 배경, 계층, 세대가 공존하면서도 상호 신뢰, 연대감,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는 사회를 말한다.
OECD(2011)는 사회적 응집력을 “모든 구성원이 삶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고, 차이를 포용하며, 갈등이 평화롭게 해결되는 상태”로 정의한다.
응집력 있는 사회의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신뢰: 개인과 제도에 대한 기본적 신뢰
- 사회적 자본: 협력적 네트워크, 자발적 결사체
- 연대감: ‘나’가 아닌 ‘우리’라는 의식
- 포용성과 공정성: 다양성 수용과 차별 없는 기회 제공
- 공공 질서: 규범과 법을 존중하고 따르는 태도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인간관계의 질, 도덕성, 책임의식에 근거한다. 따라서 성인이 된 후 갑자기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내면화되어야 한다.
3. 몬테소리 교육의 철학과 원리
마리아 몬테소리는 인간의 본성을 깊이 관찰한 끝에, 아이는 ‘스스로 성장하려는 생명력’을 지닌 존재라고 보았다.
그녀는 아동을 '작은 시민'으로 바라보았고, 인간 존엄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교육 환경을 설계하였다.
주요 원리는 다음과 같다:
3.1 자율성과 책임
아이는 자신의 활동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며 활동을 완성한다. 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의사결정력과 자기 조절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3.2 질서와 존중
준비된 환경은 정돈되어 있으며, 아이는 환경과 친구의 작업에 대한 존중을 배우게 된다. 타인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고, 기다림과 배려의 태도를 실천한다.
3.3 협력과 상호 도움
혼합 연령 구성은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돕고, 작은 아이는 모델을 관찰하며 배울 수 있는 구조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세대 간 연대, 협동, 사회적 기술이 길러진다.
3.4 평화 교육과 갈등 해결
몬테소리 교실에는 ‘평화의 장’이 존재하며, 감정 표현과 분쟁 해결을 언어로 풀어나가는 연습을 한다. 이는 성인이 되어 갈등을 평화롭게 조정하는 사회적 갈등 조절력의 기초가 된다.
4. 몬테소리 교육이 응집력 강한 사회에 미치는 영향
4.1 공동체적 가치의 내면화
몬테소리 환경은 “나만의 자유”가 아닌 “공동체 안에서의 자유”를 강조한다. 이는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전제가 되는 ‘공동선’을 실천하는 훈련장이 된다.
예시: 한 아이가 청소 도구를 다 썼을 때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은 단지 규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다음 사람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 질서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다.
4.2 사회적 신뢰와 연대감 형성
자율과 책임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자란 아이는 타인의 자유도 존중할 줄 아는 시민으로 성장한다. 이러한 태도는 성인이 되었을 때 제도와 이웃에 대한 신뢰로 연결된다.
예시: 아이는 친구의 작업에 방해하지 않고, 필요할 경우 조용히 도움을 요청하거나 기다린다. 이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아닌 ‘서로를 배려하는 거리 유지’를 학습하는 것이다.
4.3 갈등 해결 능력과 비폭력적 의사소통
몬테소리는 평화를 단순한 이상이 아닌 실천 가능한 교육 목표로 삼는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이는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적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5. 결론
몬테소리 교육은 단지 유아기의 발달을 돕는 교육 방식이 아니라, 응집력 있는 사회의 기초를 형성하는 시민 교육이다.
개인의 자율성과 공동체의 조화를 함께 강조함으로써, 자기중심성과 이기심을 넘어서서 협력하고 배려하는 성향을 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형성한다.
오늘날과 같이 갈등이 첨예하고, 사회적 신뢰가 흔들리는 시대에 몬테소리 교육의 접근은 교육을 넘어, 사회 통합과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전략적 방법으로 다시 조명될 필요가 있다.